2000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했던 에드워드 양의 작품, <하나 그리고 둘>이 개봉 25주년을 맞아 다시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 영화를 전혀 모르던 저는 대만 여행을 앞두고 그저 무심하게 메가박스 군자에서 봤을 뿐인데, 뜻하지 않게 이 영화는 여전히 타이베이라는 도시를 넘어, 현대인의 보편적 고독과 연대를 정교하게 조망한 아주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1. 에드워드 양과 대만 뉴웨이브의 정수
에드워드 양은 도시의 풍경 속에 개인의 심리를 박제하는 데 탁월한 감독입니다. <하나 그리고 둘>은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부드럽고 관조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영화는 결혼식으로 시작해 장례식으로 끝나는 구조를 통해 생의 순환을 완벽하게 재현합니다.
2. 개별적 '하나': 인간은 오직 절반의 진실만을 보는 존재
영화의 핵심 메타포는 '양양'의 카메라입니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으며, 심리적으로도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체감할 수 없습니다. 영화는 결혼식이라는 희극적 배경 뒤에 외할머니의 뇌사라는 비극을 배치하며, 각 인물이 겪는 실존적 불안을 병렬적으로 보여줍니다. 각 개체로서의 가족의 각 구성원들은 '하나'로서 자신만의 어둠 속을 걸어갑니다.

3. 연대적 '둘':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공명
제목 'Yi Yi(一一)'는 독립적인 '하나'가 나란히 놓일 때 비로소 '둘'이라는 관계가 형성됨을 시사합니다. 인물들이 의식 없는 할머니를 매개로 내면을 방출하는 행위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강력한 유대로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인격적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불완전한 연대'임을 증명합니다.

4. 25년의 시차를 넘어서는 위로
엔딩에서 양양은 죽은 할머니 앞에서 편지를 읽으며 고백합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든 것 같아요."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긍정하는 이 마지막 대사는, 25년이 지난 지금의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구원을 선사합니다.

결론
에드워드 양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뒷모습'을 찍어 줌으로써 삶의 비루함과 고귀함을 동시에 긍정하게 만듭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은 인생의 모든 굴곡을 3시간이라는 정갈한 시간 안에 담아낸 거대한 시(詩)와 같았으며, 3시간의 러닝타임은 저에게 '타인의 뒷모습'을 관찰할 여유를 부여하며,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생의 나머지 절반을 응시하게 합니다. 25년 만의 재상영은 이 거장의 시선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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