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삑, 삑, 바코드 찍는 소리만이 적막한 편의점을 채우는 한밤중. 손님이 끊긴 틈을 타 매대를 정리하다 보면, 문득 이곳이 예전의 동네 수퍼나 구멍가게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은 그저 급하게 필요한 거 살 때 잠깐 들르는 곳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신선식품 코너에선 과일이며 채소가 진열되어 있고, 뷰티 제품까지 kbo와 협업한 빵에서부터 유명 연예인과 협업해서 만든 와인 위스키에 필수 약품까지 여긴 정말 '없는 게 없는' 작은 마트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침체된 경기 상황과 치열한 편의점과 다른 유통업과의 경쟁에 내몰린 상황이 겹쳐집니다. 이 글에서는 편의점이 맞고 있는 현재 경쟁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편의점 vs. SSM, 그 모호한 경계에 서다
솔직히 말해, 편의점 알바를 하기 전에는 편의점과 SSM(기업형슈퍼마켓)이 이렇게까지 혼재되어 있는지 몰랐어요. 법적으로 명확한 구분이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제가 일하는 3곳 주의 하나는 면적이 제법 넓어 취급하는 신선식품이나 간편식 종류가 엄청 많은 편이어서, 마치 SSM처럼 장보기 수요를 겨냥하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SSM은 매장을 슬림화해서 필수 생활용품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니, 정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합니다. "편의점이 편의점다워야지, 이게 뭐야?" 하고 투덜대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편의점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겠죠. 편의점은 더 다양해지면서 규모를 키우고 기업형 슈퍼마켓은 더욱 세분화하고 슬림화해서 서로의 경계점이 애매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규제가 편의점은 자유롭고, SSM은 묶여있다고?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형태가 되어가는데도, 규제는 왜 이렇게 다를까요? SSM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있고,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에는 아예 출점도 안 됩니다. 게다가 지자체 조례에 따라 주말 의무휴업까지 지켜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편의점은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고 어디든 새로이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법적인 규제 없이 오직 업계 자율 협약에만 따를 뿐이죠. 이런 차이를 보면, SSM이 답답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런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의점 업계는 더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림으로써 오히려 자체 편의점간의 경쟁 격화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포화상태의 전쟁터: 끝없는 경쟁 속에서
제가 근무하는 편의점 뒤 50미터 거리에 얼마 전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새로 생겼습니다. 한국의 전체 편의점 숫자가 55,000개에 조금 부족한 수에 이르러 거의 인구 900명당 1개 꼴로 편의점이 있어서, 우리보다 인구가 2.6배나 많은 일본의 전체 편의점 수와 비슷하다고 하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편의점이 많은가를 알 수 있습니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일본을 편의점의 천국이라고 했는데 일본은 인구2,300명당 1개의 편의점이 있는 데에 반해 우리는 900명에 하나 꼴이니 얼마나 편의점이 많으며 또한 그 경쟁은 얼마나 치열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과당경쟁 방지를 위해 동일 브랜드 간 거리 제한이나 자율규약 같은 걸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으니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늘어나는 점포 수만큼이나 치열해지는 경쟁을 편의점주 들은 온몸으로 느끼며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의 부담과 더불어 싸우고 있는 셈이죠.
경쟁이 심해지니 편의점들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은 기본이고, 배달 서비스, 무인 키오스크, 심지어 공과금 수납이나 금융 서비스까지 도입하는 걸 보면 여기가 편의점인지 종합 생활 서비스 플랫폼인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새벽배송이나 퀵커머스 같은 이커머스와도 경쟁해야 하니, 정말이지 편의점 사장님들은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환경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편의점 업계도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도입하고 다양한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다 보니까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의 업무도 다양해지고 그를 따라하기에 바빠집니다.
끝나지 않는 과제: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때
손님들이 늘 "요즘 편의점 정말 좋아졌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씁쓸한 미소가 지어져요. 겉으로는 화려하게 성장하는 것 같지만, 현장에서 제가 느끼는 편의점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거든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과밀 출점 입니다. 저희 매장 사장님만 해도 주변에 편의점이 늘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전반적인 물가인상과 소비침체로 제대로 매출이 나오지 않아서 걱정이 많습니다. 알바의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편의점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탈피하기 위해 무인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보면, 편의점 알바 자리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일회용품 줄이기 같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느라 매장 곳곳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도 보입니다.
이제 편의점 시장은 양적인 성장은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요. 그보다는 질적인 성장과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 같은 알바도 매일같이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SSM과 편의점의 경계가 이렇게 허물어지는 상황과 편의점간의 무한 경쟁 상황에서 합리적인 규제 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자율 조정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는 삑삑 거리는 스캐너 소리와 함께 치열한 유통 전쟁의 한복판인 편의점에 서 있습니다. 생활 밀착형 소비공간으로서 고객들에게 편리성과 힐링을 제공하는 편의점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이 편의점 업계가 어떻게 변화해 나아갈지 궁금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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