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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생의 일지

< 60대 편의점 알바생 이야기2>나이는 숫자가 아니었다 - 60대 알바 구직자의 좌절기

by 기림성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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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번 글에서 제가 알바를 하기로 결심한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오늘은 제가 실제로 알바를 구하려 했던 과정과,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나눠볼까 합니다.

60대 편의점 알바생
60대 편의점 알바생 이야기

 

 

"자, 이제 알바를 구해보자!" 결심만 하면 쉬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혹했어요.

우선 알바몬, 알바천국 같은 사이트에 가입했습니다. 이력서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묘한 아이러니를 느껴야만 했습니다. 과거에 이력서를 쓸 때면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를 좀 더 좋게 보이려고 출신 학교와 대학원 석사 학위를 강조하고 그동안  직장에서 맡았던 직책에서 경험한 실적을 그럴 듯 하게 치장하고 각종 연수 경력과 외국에서 공부한 이력 등을 최대한 많이  포장하려 하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알바 자리를 구하려고 막상 이력서를 쓰려니 참 막막하더군요. 알바 하는데 그 많은 학력과 이력이 무엇이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런 사람이라면 알바를 구하는 사람이 싫어하고 꺼려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숨기고 깎아서 쓰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저 4년제 대학만 졸업하고 그냥 평범하게  회사 생활한 것으로 간단하게 써버리고 이제는 은퇴자임을 그저 소박하게(?) 써서 이력서 등록을 했습니다.

 

자기소개란에는 "실무 경험은 없지만 채용해 주신다면 열심히 배우고 책임감있게 성실히 근무하겠습니다." 그저 이렇게 너무나도 상투적으로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오히려 저의 껍데기가 오히려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참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알바채용 사이트에 올라 온 여러 알바에 닥치는대로 지원했습니다.

 

커피전문점에도 지원해봤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바리스타 자격증에다 관련 분야의 경험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노골적으로 "젊은 분을 찾고 있다"고 했죠. 맥도널드나 식당도 알아봤지만, 대부분이 홀서빙이나 주방 정리 관련 업무로 여성인력을 선호하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업무고 대고객 업무여서 나이 든 저는 선택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쿠팡 물류센터였습니다. 서울 외곽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입고와 출고 관련 업무를 하는 자리였어요. 아침 일찍 버스로 집단 출퇴근하는 시스템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히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희망이 있었죠.

하지만 지원하자마자 답변이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올해부터 65년생 이하 지원자만 채용합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의 심정이란... 참 복잡했습니다. '왜 나이가 기준이 되어야 하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데, 단지 태어난 해가 달라서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고?'

 

이제 남은 곳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었습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서울 인근의 편의점 15곳에 지원서를 넣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응답은 없었습니다. 몇 군데서 답변이 왔지만, 대부분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다른 지원자를 채용하기로 했습니다"라는 형식적인 메시지였죠.

용기를 내서 직접 전화를 걸어본 곳도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왜 제가 선택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돌아온 답변은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이도 많으시고 편의점 경력도 없으셔서..."

 

알바 자리 하나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TV에서는 "일자리가 넘쳐나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던데, 그건 아마 젊은 사람들 이야기인가 봅니다. 60대가 되니 알바 자리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저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습니다. "내가 너무 늦었나? 나 같이 나이든 사람은 허드렛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자리가 없는 것인가?" 낙망한 나에게 절망감이 저를 덮쳤습니다. 세상은 젊음만을 원하는 것 같았고, 오랜 세월 살아온 경험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같이 돌아가는 것 같았고 저는 갑자기 무력감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여기서 끝내기엔 제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새로운 도전은 어쩌면 실패라는 옷을 입고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또 도전해 보자."

제 사정이 절박하기도 했거니와 한편으로는 오기가 생겨나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는,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께 공감과 현실 상황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나이 든 사람이 알바 자리 구하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현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과정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선 제가 이 좌절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길을 찾았는지, 그리고 또 어떤 기상천외한 경험을 했는지 소개해드릴게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문이 닫히면 창문이 열린다"

 

-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60대 구직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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