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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생의 일지

<60대 편의점 알바생 이야기4> 첫 면접의 결과는?

by 기림성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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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편의점 알바생 첫면접
60대 편의점 알바생 첫면접

두근거리는 첫 면접

면접 당일, 약속 시간보다 15분 일찍 대모산입구역에 도착했습니다. 혹시 지각이라도 하면 안 될 것 같아 서둘러 집을 나선 탓이었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제야 드디어 알바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구나'라는 희망(?) – 알바 자리가 무슨 대수인 것처럼- 에 부푼 자신을 보고서는 모처럼 젊었을 때 회사에 취직하려 분투하던 시절의 두근거림이 되살아나 약간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편의점에 들어서자 카운터에는 20대로 보이는 젊은 알바생 한 명이 졸린 듯한 눈으로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힘들었나 봅니다.

"안녕하세요, 10시에 면접 약속이 있어서 왔는데요." "아... 사장님 아직 안 오셨어요." "그러면 언제쯤 오실까요?" "글쎄요... 연락해보세요."

무심한 대답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친구는 그저 알바생일 뿐, 채용 과정과는 관련이 없을 테니까요. 저는 편의점 뒤쪽에 서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10분... 20분... 30분...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장님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10시 면접 약속으로 편의점에 와 있습니다. 혹시 언제쯤 오실 수 있을까요?"

답장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신호음만 계속 울릴 뿐, 받지 않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알바생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혹시 사장님께 오늘 면접 본다고 얘기 들으신 적 있나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출근할 때는 사장님 안 계셨고..."

그의 눈빛과 말투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는 듯한 인상이었죠.

1시간이 지났습니다. 편의점에 서서 1시간을 기다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나타나지도 않은 편의점 사장

'이건 아니다. 이 분은 날 만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결국 편의점을 나서며 마지막 문자를 보냈습니다. "채용 의사가 없으신 것 같아 기다리다 갑니다."

그리도 답장을 하지 않던 사람이 바로 보내온 답장을 보고서는 저는 온몸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 저는 채용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누가 채용한다고 했나 채용을 위한 면접을 한다고 했지 나는 분명히 그렇게 인지하고 면접 보러 왔었는데,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화가 나고 모멸감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참 못된 사람이구나.

 

'이런 식으로 사람을 우롱해? 먼 길 오라고 해놓고, 면접도 보지 않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 무시하는 거야?'

손가락이 떨리면서도 문자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어제..."

그러다 문득 멈췄습니다. 이렇게 화를 내봤 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도 저 사람과 똑 같은 수준의 사람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문자로 火答하는 것을 포기하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문자를 지웠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이 사회는 얼마나 신뢰가 부족한지,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 도리를 얼마나 쉽게 잊어버리는지... 솔직하게 "죄송합니다만 나이가 많아서 채용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면 내가 무어라 했을까 그저 그러려니 이해했을 텐데, 괜히 사람을 이런 식으로 망신을 주고 무례히 대하다니.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내가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게 된다는 것을. 비록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적어도 내 품위만큼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돌려 나오는 순간, 편의점 뒷문 입구에 붙은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점포에서 물건을 몰래 훔쳐간 사람을 CCTV로 확인했으니 자진신고하시면 용서하고 아니면 경찰에 고발하겠습니다."

붉은 글씨로 쓰인 경고문을 보니 갑자기 모든 게 이해됐습니다.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모든 이를 의심하고,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일에는 무자비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한 장의 종이에도 그 사람의 성격과 태도가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입구를 나서며 잠시 뒤돌아보았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그 졸린 눈의 알바생이 여전히 카운터에 서 있었습니다. 그 순간 화가 났던 마음이 묘하게 동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저 친구는 저런 사장 밑에서 매일 일하고 있구나. 나는 그저 한 번 무시당했을 뿐인데...'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전을 향하여

대모산입구역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묘하게 가벼워졌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지 않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자기 이익만을 위해 타인을 우롱하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요?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가 잘 되겠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고객도, 직원도 떠나게 될 텐데...'

지하철에 몸을 실으며 생각했습니다. 비록 우울하고 창피스러운 경험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에서는 도전 의욕이 더 강하게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 좋은 사람들도 있을 거야. 내가 포기하면 그 좋은 기회도 놓치게 되는 거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스마트폰을 열고 알바몬과 알바천국 앱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새로 올라온 편의점 구인 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잠시 망설임도 있었지만, 이내 다시 지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렇게 문이 닫히는 경험이 있어야 창문이 열리는 것을 알게 되는 법이지...'

 

'한 번의 실패가 나를 멈출 수는 없지.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야.'

오늘의 쓴 경험이 내일의 달콤한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나는 다시 일어서기로 했습니다.

60대 구직자의 알바 분투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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